1. 정의

주로 만성적인 음주에 의해 발생하는 간의 여러 가지 질환을 말합니다. 병변의 형태에 따라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으로 크게 나누지만 한 사람에게서 순수한 한 가지 병변만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각 병변이 개인마다 다양한 정도로 나타나게 됩니다.
구미에서는 가장 흔한 간경변의 원인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바이러스성 간염 다음으로 흔한 간경변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2. 증상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에는 증세가 아주 미미하거나 전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알코올로 인한 다른 질환의 증상 등으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른쪽 위 복부의 통증이나 간이 커진 것을 본인이나 의사가 발견하여 알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에는, 그 정도에 따라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으나 심한 경우에는 치명적인 간기능 부전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형적인 증상은 바이러스 간염이나 독성 간염과 비슷해서 식욕 감퇴, 구역질, 구토, 무력감, 체중 감소, 복부 불쾌감, 황달(눈의 흰자위나 심하면 피부 등이 노랗게 되는 증세)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 정도의 환자는 열이 39℃ 이상 올라가게 됩니다. 3분의 1정도의 환자에게는 간이나 비장이 커져서 의사가 만질 수 있게 되며, 일부 환자에서는 피부에 동맥에 의한 거미 모양의 혈관종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더 심한 경우에는 복수가 차거나 부종(몸이 붓는 것), 출혈, 뇌기능 장애 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술을 끊게 되면 이러한 증세들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만일 계속 술을 마시면 간은 회복할 기회를 잃게 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알코올성 간경변증 역시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매우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에도 10년 이상 지난 후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진행도 몇 주나 몇 달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욕감퇴나 부실한 식사 등으로 체중이 감소하고 근육이 줄어들게 되며 멍이 잘 들고 기운이 없고 피로한 증상들을 느끼게 됩니다. 간기능이 저하함에 따라 황달이 짙어지고 위식도 정맥류(위나 식도의 정맥이 늘어난 상태)로 인해 피를 토하거나 복수가 차기도 하며 뇌기능 장애가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환자는 이러한 치명적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의사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에도 손바닥이 붉어지거나 손가락 끝이 둥글게 되는 곤봉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호르몬 대사의 이상으로 남자의 경우 몸의 털이 줄어들고 유방이 커지거나 고환이 위축되는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으며 여자의 경우 남성화 현상이나 생리 불순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3. 원인,병태 생리

만성적인 음주가 알코올성 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는 하나 간경변까지 이르려면 술을 얼마만큼, 어느 정도 먹어야 하는지 정확히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형적인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매일 위스키를 500ml 정도 마시거나 포도주나 맥주를 하루에 5000~6000ml 정도 10년 간 마셨을 때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때 간의 손상 정도는 술의 종류나 음주 습관보다는 음주한 에탄올의 양과 기간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적으로 하루에 마시는 술의 양이 많을수록 간경변으로의 진행이 빠르게 됩니다. 또한 영양실조 자체로 간경변증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영양 섭취가 부족한 경우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알코올성 간질환에 잘 걸리게 될까요? 같은 조건인 경우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더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 가능성이 높으며 위점막 내에서 알코올 대사에 관여하는 알코올 탈수화 효소(Alcohol dehydrogenase)라고 하는 효소의 양이 적은 사람일수록 위험성이 높습니다. 또한 일란성 쌍둥이에서 알코올성 간질환이 동시에 잘 발생하는 점을 볼 때 유전적인 요소가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4. 진단

만성적인 음주 습관이 있는 사람의 간이 커져 있는 경우에는 경미한 간기능 이상 소견을 보이거나 간기능이 정상이라도 일단 알코올성 지방간을 의심하게 됩니다.
역시 만성 음주자에게 황달이 있거나 열이 있는 경우, 간이 있는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있는 경우, 복수가 차는 경우 등에는 알코올성 간염을 의심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만성 음주자에게 위에서 언급한 간경변증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간경변증을 의심하게 됩니다.
검사실 검사에 의한 진단은 흔히 간기능 검사라고 하는 혈액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그 중 AST라고 하는 간 효소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나 알코올성 지방간만 있는 경우에는 모든 혈액검사가 정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좀더 진행된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에는 더 많은 검사 이상 소견이 나타나게 됩니다.
위장관 출혈이나 비타민 결핍, 커진 비장(혈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함), 알코올의 독성에 의한 골수(혈액의 세포들을 만드는 기관) 기능 저하 등으로 빈혈, 백혈구 및 혈소판 감소증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에는 반대로 백혈구가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AST가 역시 증가하지만 300단위 이상 올라가는 경우는 드물며 이러한 경우에는 다른 원인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바이러스 간염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지방간과는 달리 특징적으로 ALT라고 하는 간 효소치의 상승은 적어 AST와 ALT의 비가 2배가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에도 프로트롬빈(간에서 생성되는, 비타민 K에 의한 응고 인자) 응고 시간이 연장되거나 혈청 내에 알부민이라고 하는 단백질의 수치가 감소하고 글로불린이라고 하는 단백질의 수치가 증가하기도 합니다.
가벼운 알코올성 지방간만 있는 경우 간 초음파검사나 간 동위원소 촬영으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좀더 진행한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에는 이상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간 전산화 단층 촬영(CT)을 시행할 경우 지방간이나 기타 소견 등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지만 항상 필요한 검사는 아닙니다.
간 조직검사는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알코올성 간병변증으로의 진행여부, 바이러스성 간염과 같은 다른 간질환과 구별이 곤란한 경우 시행할 수 있습니다.

5. 경과,예후

알코올성 지방간만 있고 다른 합병증이 없는 경우 예후는 매우 좋아서 음주를 중단하면 곧 정상화되어 완전히 회복되게 됩니다.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에는 황달이 심한 경우, 신장기능이 저하된 경우, 프로트롬빈 응고 시간 지연이 현저한 경우, 뇌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는 예후가 나빠서 병원 내 사망률이 50% 이상이나 된다고 합니다. 반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완전히 회복이 가능하지만 계속되는 음주로 인해 알코올성 간염의 재발이 반복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며 점점 질병 자체도 진행하게 됩니다.
알코올성 간병변증의 경우 간경변증의 주요 합병증이 있고 계속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5년간 생존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가 술을 끊는 경우에는 그 예후가 점점 좋아질 수 있습니다.

6. 합병증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알코올성 간질환이 진행하여 알코올성 간경변에까지 이르게 되면 호르몬 대사의 이상으로 여성형 유방, 고환 위축, 성기능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복수를 조절하기 위한 스피로노락톤이라고 하는 이뇨제의 부작용으로 여성형 유방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밖에 일반적인 간경변증의 합병증인 복수증, 위식도 정맥류, 간성 혼수(간기능 저하에 의한 뇌 합병증), 간(肝)-신(腎) 증후군(Hepatorenal syndrome)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간경변증 편 참고) 간질환과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알코올의 독성으로 인한 손바닥 근막의 경축(Dupuytren's contracture)으로 인해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알코올의 영향으로 기억 상실, 집중력 장애, 불면증, 흥분, 환각, 간질 발작, 떨림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7. 치료

알코올성 간질환 자체의 직접적인 치료약은 사실 없습니다. 치료의 대부분은 지지 요법이라고 일컬어지는 금주, 충분한 영양 섭취 등이며 이러한 치료가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간성 혼수가 없다면(의사에게 자문하십시오) 적어도 환자 체중 1Kg당 1g 이상의 단백질을 포함한 총 2000~3000kcal 정도의 식사가 제공되어야 하며 간성 혼수가 올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분지형 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s)이 풍부한 식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매일 종합 비타민제의 복용이 필요하며 티아민(비타민 B1)의 결핍으로 인한 뇌병증(Wernicke-Korsakoff syndrome)이 동반된 경우에는 고용량의 티아민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심한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 부신피질호르몬제가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심하지 않은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에는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콜키신이라고 하는 약제의 유지요법이 질환의 진행을 느리게 하며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킨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 외 위식도 정맥류 출혈이나 복수증 등의 합병증 치료는 다른 원인으로 인한 간경변증의 치료와 유사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금주 프로그램을 택해 환자로 하여금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알코올성 간질환 자체의 직접적인 치료약은 사실 없습니다. 치료의 대부분은 지지 요법이라고 일컬어지는 금주, 충분한 영양 섭취 등이며 이러한 치료가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간성 혼수가 없다면(의사에게 자문하십시오) 적어도 환자 체중 1kg당 1g 이상의 단백질을 포함한 총 2000~3000kcal 정도의 식사가 제공되어야 하며 간성 혼수가 올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분지형 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s)이 풍부한 식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영양사에게 자문하십시오).

8. 예방법

술을 마실 때나 마시기 전 간장을 보호할 수 있는 약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이나 폭주, 매일 매일의 음주 등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득이하게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에도 알코올의 절대량이 적은 술을 조금만 마시는 것이 간에는 부담이 적게 되며 일단 음주한 후에는 간이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도록 충분한 간격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영양 결핍에 의해 간 손상이 심해질 수도 있으므로 적당한 안주를 섭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간경변증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다른 질환 등으로 인해 약물을 투약할 때는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당수의 약물은 간장을 통해 대사 되므로 이러한 약물은 가급적 사용을 피하거나 용량을 줄여서 투여하여야 합니다. 복수를 조절하기 위해 투여한 이뇨제가 간성 혼수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으며 적은 용량의 진정제로도 간경변증 환자는 혼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주변에서 흔히 술을 마시고 난 후 두통을 줄이기 위해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코올과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비슷한 시기에 먹게 되면 아세트아미노펜의 독성 대사물이 일시에 증가하여 평소 약물 투여 용량으로도 간 손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합니다.

9. 이럴땐 의사에게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없고 또한 술을 끊으면 완전히 회복이 되므로 일단 본인이 생각하기에 음주량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두 의사를 찾아 기본적인 진찰과 더불어 간기능 검사 등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만성적 음주자에서 오른쪽 윗 복부의 통증, 식욕 감퇴, 구역질, 구토, 무력감, 체중 감소, 복부 불쾌감, 황달(눈의 흰자위나 피부 등이 노랗게 되는 증세), 체온 상승, 복부 팽만, 부종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신속히 의사를 찾아야 합니다.
만성적 음주로 인한 간경변증이 의심되는 환자에게서 발생한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은 복수의 신호일 수도 있으며 검은 변을 보거나 피를 토하는 경우, 심한 어지러움증 등은 위식도 정맥류에 의한 출혈의 징후일 수도 있으니 병원을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간경변증 환자가 잠을 자지 않거나 의식이 저하되는 경우, 정신 착란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역시 간경변증에 의한 뇌 합병증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병원에 오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