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여러 종류의 약물이나 화학물질의 흡입, 복용 또는 주사 등으로 우리 몸과 접하게 되어 발생하는 간의 손상을 말합니다.

2. 증상

독성 간염이나 약인성 간염의 증상은 무증상으로부터 일반적인 바이러스 간염 때의 증상과 유사한 식욕감퇴, 구역, 구토, 피로감, 전신 권태, 황달, 오른쪽 윗배의 통증 등의 공통적 증세가 있으며 그 원인 물질에 따라 특징적인 것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엔 간부전증으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 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특이 체질에 의한 약인성 간염의 경우는 약 4분의 1 정도의 환자에서 피부 발진, 관절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약인성 간염을 일으키는 몇몇 약제들의 특징적인 증상을 살펴보면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과다복용 후 수시간만에 구역, 구토, 설사, 복통 등이 발생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수일 후 간 손상에 의한 황달, 복수, 간혼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전신 마취제로 많이 사용되던 할로탄의 경우는 전신마취 후 1주일 이내에 열이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황달, 구토, 오른쪽 윗배를 누를 때 통증을 느끼는 증상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경련제(간질 치료제)로 흔히 사용되는 페니토인(딜란틴)에 의한 간염은 보통 복용 후 2개월 내에 발생하는데, 과민 반응에 의해 열이 심하게 오르거나 임파선이 커지고 피부 발진이 발생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정신분열증에 흔히 사용되는 클로르프로마진, 흔히 사용되는 항생제인 에리스로마이신, 먹는 피임약, 근육 강화를 위해 음성적으로 복용되는 아나볼릭스테로이드 등에 의한 담즙정체성 간염은 황달, 짙은 소변색, 가려움증, 회색변 등의 증상이 특징적입니다.

3. 원인,병태 생리

수많은 종류의 약물이나 화학물질이 흡입, 복용 또는 주사 등을 통해 우리 몸과 접하게 되면 간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산업 독성 물질, 독버섯, 또는 치료를 위한 약물 등이 모두 해당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간독성은 크게 두 가지 기전을 통해 일어나는데 하나는 직접적인 독성 반응이고 다른 하나는 특이체질 반응입니다.
직접 독성 반응은 과다한 용량을 복용한 경우에만 비교적 단시간 내에 일어나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한 반면 특이체질 반응은 적은 용량에서도 일어나며 언제 누구에게 일어날지 예측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일부 산업 독성 물질, 독버섯, 테트라싸이클린이라고 하는 항생제, 흔히 타이레놀 등으로 많이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등은 직접 독성 반응을 일으키는 대표적 물질들입니다.
특이체질 반응의 경우에는 과민 반응에 의해 피부에 발진이 생기거나 관절통, 발열 등의 증상이 약 4분의 1 정도의 환자에서 동반될 수 있으며 이러한 특이체질 반응은 아마도 어떤 약제에 대한 대사율의 개인차나 알레르기 반응 등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전신 마취제로 많이 쓰이던 할로탄, 결핵약의 대표적 약제인 아이소나이지드(아이나로 많이 알려짐), 간질 발작 등에 많이 사용되어지는 클로로프로마진, 페니토인(딜란틴), 항생제의 일종인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박트림), 에리스로마이신 등이 특이체질성 간염을 일으키는 대표적 약제입니다.
그 외에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의 여성 호르몬으로 이루어진 여성용 경구용 피임약, 근육강화를 위해 음성적으로 복용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은 담즙정체성(황달이 특징적) 간염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4. 진단

독성 간염이나 약인성 간염의 진단은 대부분 임상적 추정에 의해 이루어지며 확진을 위한 특수한 검사는 없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복용한 약제나 직장 등지에서 접하는 화학물질들에 대한 병력과 그러한 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의 여러 특징(임상 양상, 간기능 검사, 초음파검사, 조직검사 등등)과의 연관성, 다른 원인에 의한 간염과의 감별 진단 등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5. 경과,예후

대부분의 약인성 간염은 원인 약제를 중단하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약인성 간염이 발생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약물을 복용할 경우 간부전증이나 간경변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6. 합병증

약인성 간염에서 회복된 경우에 후유증이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드물지만 장기간 약물을 복용한 경우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7. 치료

독성 간염 및 약인성 간염의 치료약은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치료의 근간은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과 마찬가지로 안정 및 휴식, 고칼로리의 식사 등의 지지요법이 주가 됩니다. 또한 간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는 약제는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약제가 간 이외에도 신장이나 다른 장기에도 부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이 실수나 또는 자해 목적으로 과다 투여 된 경우에는 약인성 간염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위 세척, 활성탄 복용으로 약제를 흡착시켜 흡수량을 감소시키는 치료를 받게될 수 있으며 원래 가래를 묽게 해주는 목적으로 쓰이는 아세틸시스테인이라고 하는 약제를 투여받아 간독성을 줄이는 수도 있습니다.

8. 예방법

무엇보다 의사에 의한 정확한 처방에 의해 약을 정량, 정시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이미 이전에 특정한 약제에 의해 약인성 간염이 발생한 적이 있는 사람은 동일한 약제에 노출되었을 때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리 의사에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안에 어린이나 정신 박약자, 정신질환자, 치매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약물을 보관할 때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놓아두어야 합니다. 흔히 복용하는 약물도 많이 복용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술을 마시고 난 후 두통을 줄이기 위해 타이레놀 등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코올과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비슷한 시기에 먹게 되면 아세트아미노펜의 독성 대사물이 일시에 증가하여 평소 약물 투여 용량으로도 간 손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만성 음주자 역시 평소 약물 투여 용량으로도 간 손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랜 동안 금식한 후 이 약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치료 용량이라고 하더라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간혹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결핵약 등을 복용하는 중이라면 적어도 3~4주에 한 번 정도는 간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간효소치가 정상치의 3배 이상 올라가면 결핵약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35세 이상이면 결핵약으로 인한 간염이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하며 50세 이상에선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또한 알코올에 의해 결핵약의 독성 대사물이 증가하므로 결핵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술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항경련제(간질치료제)나 항부정맥제 등을 장복하고 있는 경우에도 주치의와의 상담 하에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 취급하는 물질 중 독성 간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사염화탄소, 황인, 디메틸포름알데히드 등의 솔벤트 등등)은 없는지 미리 알아보고 부득이하게 노출되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와 간초음파 등의 간 영상 검사 등을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신 마취시에 뚱뚱한 성인 여자는 할로탄에 의한 간손상을 받을 확률이 다른 사람보다 높다고 합니다. 또한 할로탄에 의해 독성 간염이 발생한 사람은 메톡시플루란이라고 하는 마취 약제에도 역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의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할로탄보다 안전한 차세대 마취 약제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외에 임신 시에 원인 모르는 황달이 있었거나 몸이 심하게 가려웠던 사람, 친정 가족 중에 피임약에 의한 간염이 있었던 사람 등은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담즙정체성 간염이 발생할 확률이 다른 사람보다 높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근육강화의 목적으로 아나볼릭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흔히들 한약제는 생약 제제이므로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한약제 역시 간으로 대사되는 경우가 많고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합니다.

9. 이럴땐 의사에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 아세트아미노펜을 자살 목적이나 실수로 과다 복용한 경우(10g(20~33알) 이상 복용한 경우 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어린 아이나 정신 질환자 등이 정체 불명의 약물을 복용했을 때
• 결핵약, 항경련제, 항부정맥제, 한약 등의 약제를 장기간 복용 중인 사람에게서 식욕감퇴, 구역질, 구토, 피로감, 전신 권태, 황달, 오른쪽 윗배의 통증, 피부 발진, 관절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 먹는 피임약을 복용중인 사람에게서 황달과 가려움증이 나타날 때